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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맹현 장로(창조과학 선교후원회장) 27호
소통의 기술
 
한혜림 편집기자   기사입력  2012/11/29 [15:59]
▲ 윤맹현 장로(대전복음교회)     ©편집국
“며느리 사고방식은 ‘digital’ 인데 시어머니는 ‘analog’ 라서…” “난 그 사람과는 도무지 ‘chemistry’ 가 맞지 않아서 같이 차 한 잔을 마시기도 힘들어…” 이런 표현을 들을 때마다 우리가 쓰는 언어들이 과학기술이란 엘리베이터를 타고 힘들지 않게 여기저기를 넘나드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오래전 화학시간에 배웠던 ‘litmus시험’ 은 국제 정치학에서 널리 통용되어 많은 사람들이 별로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표현이 되어버렸고, 국제 정치학에서는 지질학자들의 전유물인 ‘지각변동’, 지진의 진앙지를 뜻하는 ‘epicenter’ 나 ‘쓰나미’ 같은 표현을 들이대도 무척 자연스럽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술용어의 용법이 더욱 발달하여 복잡한 핵반응을 이용하는 원자력에서 쓰는 언어를 마구 써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핵반응을 지속시킬 수 있는 최소의 질량을 의미하는 ‘critical mass' 라는 표현은 어느 조직이나 집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에 적합한 최소한의 인력이나 자원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둔갑되어 통용되고 있고, 이미 여러 차례 금융위기를 겪었거나 ’임계점’에서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를 진단하는 경제학자들은 언제 이런 핵공학 공부를 했는지, 한 나라의 경제가 몰락하는 상황을 원자로의 핵연료가 녹아버리는 대형 사고를 의미하는 ‘meltdown' 이란 표현을 빌어쓰고 시치미를 뗀다. 그것도 모자라 그 이웃나라에 미치는 금융피해를 방사능 낙진이라는 ’fallout' 이란 단어로 갈겨쓰고 우겨도 아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그 뿐인가. 천문학에서만 쓰는 줄 알았던 ‘big bang' 이란 표현도, 굳이 보컬그룹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다.  피터 드러커가 그랬다던가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하다.” 소통의 형식보다 소통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말 일게다.

수년전 직장 선배가 아들의 주례를 부탁해서 마지못해 서게 되었는데 그 선배가 결혼식 전날 전화를 걸어오더니 신랑인 자기 아들 소개는 하지 말아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해왔다. 그 선배의 아들이야말로 하객들 앞에서 자랑하고도 남을 만한 아들이었다.

서울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교육받고 나서 국내 최대 명문기업인 삼성전자에 근무하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아들인가. 그런데 소개를 하지 말아달라니 의아해하면서도 그러마하고는 요청대로 별 소개 없이 단물 빠진 장황한 주례사만 늘어놓고 혼사를 마쳤는데 신랑어머님으로부터 신랑소개도 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듣는 순간 ‘아뿔싸’ 이거 내가 실수했구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 선배는 잘 소개해달라는 말을 역설적으로 ‘하지 말아 달라’ 고 한 것이니 그것도 알아듣지 못한 순진한 이 사람. 이 난국을 어찌 수습하나... 난 그날 이후 그 선배의 집안에서 영원한 ‘주홍글씨’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내가 원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멍청이 같은 구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혼자 뒤집어쓰기 너무 억울하여, 그렇게 중요한 행사를 망치게 만든 불통의 원인을 지금도 난 찾고 있는 중이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요 소통일 것이다. 특히 지도자에 있어서 소통의 능력은 중요한 덕목이다. 한 동안 현직 대통령이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언론에 회자되던 생각이 나는데 지금은 실력이 좀 느셨는지 아니면 언론들이 관심이 없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그동안 대전 충청지역에 기독인들의 소통을 위해 동분서주해오던 ‘기독타임즈’가 명칭도 다듬고 진용도 재편하여 1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사명 감당해온 임직원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고 축복하며 그동안 키워온 ‘소통’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충청지역의 성도들에게 귀한 영적 양식 공급은 물론 무너져 가는 한국교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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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1/29 [15:59]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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