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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경(文俊卿, 1891-1950) 전도사, 순교자, ‘천사 섬의 어머니’ (1)
김호욱(광신대학교 교수(역사신학), 기독교향토역사연구소 소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3/12/07 [12:03]

어린시절

문준경은 1891년 2월 2일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수곡리에서 아버지 문재경(文在經) 씨의 3남 4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집안은 할아버지가 진사를 지냈기 때문에 비교적 부유한 가정이었다. 그녀는 유순하고, 총명하여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사랑스럽고 예쁜 딸이었다. 사람들에게 친절했고, 집안에서 부리는 하인들에게조차 함부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나 그녀를 좋아했다.

 

당시 여자들이 배우고 익혔던 바느질과 집안일을 어머니로부터 배웠으나 무엇보다 그녀는 글을 배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남자들만 서당에 다닐 수 있었던 탓에 글을 배울 수가 없었다. 한번은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글을 배우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가 불호령만 듣고 말았다. 딸을 예뻐하셨던 아버지였지만 그 소원만은 들어주지 않았다. 여자들은 살림 잘 배워 시집이나 가면 되지 무슨 글을 배우느냐는 것이었다. 글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강했지만 아버지의 불호령으로 아쉽게도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혼생활

문준경은 곱고 참하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혼담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는 지도면 등선리에 사는 정기운 씨의 셋째 정근택을 마음에 두고 결혼을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1908년 3월 18일 17살의 문준경은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으나 결혼식이 끝나자 신랑이 훌쩍 떠나버렸다. 그에게 이미 다른 부인이 있었던 것이다.

 

남편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문준경은 시부모님께 지극 정성을 다하였다. 이런 막내며느리를 몹시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시아버지의 사랑에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시아버지는 아들 때문에 고생하는 며느리 문준경에게 글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남편은 어느 날 만삭이 된 소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소실은 딸을 낳았고, 문준경은 소실의 아이에게 애지중지 마음을 쏟으며 사랑해 주었는데 그들은 고맙다는 말조차 없이 떠나가 버리고 말았다. 그 와중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녀는 슬픈 마음으로 목포로 나가 북교동에 셋방을 얻어 재봉틀로 삯바느질을 하며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살았다.

 

회심한 기독교인

어느 날 인생의 낙을 잃어버리고 재봉틀을 돌리고 있는데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소리에 하얀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단정하게 차려입고 옆구리에는 까만 책을 든 여인이 들어와서는 예수님을 전해주었다. 이때 문준경은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1927년 3월 5일이었다.

 

문준경은 주일부터 장석초 목사가 시무하는 목포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주일예배와 수요예배 등 모든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도하기 시작했고, 1928년 6월 세례를 받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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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07 [12:03]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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