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주말농장이 있습니다. 5~600여 평 되는 땅을 수십 개의 구획으로 나누어 한 구획씩 대여 받아 농사를 짓습니다. 한 농장 안에 수십 개의 작은 농장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가끔 그곳 옆을 지나갈 일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농장에 심겨진 농작물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작은 농장들마다 심겨진 농작물이 제각각입니다. 물론 같은 농작물도 있지만 어떤 농장에는 옥수수와 대파가 심겨져 있고, 어떤 농장에는 고구마와 고추가 심겨져 있습니다.
또 다른 농장에는 토마토와 감자가 심겨져 있습니다. 분명 각각의 농장주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농작물을 심었을 것입니다. 각각의 농장에는 그곳에 심겨진 농작물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농장의 상태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농장은 잡초하나 보이지 않고 농작물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농장에는 무릎 높이보다 더 크게 자란 잡초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남의 농장이지만 괜히 그것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 각자의 마음밭에도 여러 가지 것들이 심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밭에는 마음밭의 주인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을 것입니다.
어느 날, 예수님이 지나가시다가 우리의 마음밭을 보신다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집니다. 그곳에 심겨진 것들이 예수님 보시기에 좋은 것들일지, 아니면 눈살을 찌푸릴 것들일지 말입니다. 또한 깨끗하다 생각하실지, 아니면 온갖 잡초들로 채워진 마음밭으로 불편해 하실지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마음밭에 있어야 할 것과 제거되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해줍니다(골 3장). 음란, 부정, 사욕, 탐심, 분함, 노여움, 악의, 비방, 거짓말 등은 우리의 마음밭에서 제거되어져야 할 잡초들입니다.
반면 거룩, 사랑,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용서 등은 우리가 잘 키워야 할 곡식들입니다. 그런데 제거되어져야 할 잡초만 무성하고, 마땅히 있어야 할 곡식들이 없다면 아직 우리는 ‘새사람’(골 3:10)이 아닙니다.
농부는 부지런해야 합니다. 게으른 사람은 결코 농부가 될 수 없습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밭에는 풍성한 곡식들로 채워질 것이고, 게으른 농부의 밭에는 잡초와 가시덤불로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부지런히 말씀의 거름을 뿌리고, 기도의 호미로 김을 매주어야 합니다.
벌써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름이 깊어갈수록 각자의 밭도 더욱 달라질 것입니다. 그 밭을 예수님이 바라보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그 밭을 보시고 뭐라 말씀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