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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는 겸손과 비겁한 겸손 166호
박찬석 박사/한국 교회 스피치 아카데미 원장
 
오세영   기사입력  2018/04/16 [15:59]
▲ 박찬석 박사/한국 교회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     ©편집국
21세기를 홍보나 표현을 중요시 하는 PR(Public Relationship) 시대라고도 한다.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는 상품 광고에서부터 기업광고, 국가 이미지 광고 등 다양한 PR이 있지만 특별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 일상화 되고 있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6장 3절에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다. 구제의 행위를 남에게 보이며 자랑하지 말고 은밀히 하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행위를 알고 계시기 때문에 굳이 사람을 통해 자신이 구제한 일을 사람과 하나님께 알리려 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을 한국 교회에서 겸손의 기준으로 삼고 교인들에게 훌륭한 겸손의 모델을 ‘내 의견과 주관을 확실하게 표현하지 않으며 무조건적인 양보와 배려만 있는 행동’으로 가르쳐 온 경향이 있다. 주관적인 의견을 발표해야 하는 토론이나 회의 중에도 대체로 ‘겸손한 행동’을 보이기 위해 발언을 주저하며 안타깝게도 회의나 토론이 끝난 뒤에 후회와 불평조의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천들이 어느 단체나 모임에서도 대체로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만 하고 양보하며 따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런 배경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말에 ‘순하다’는 말이 있다. 성격이 온순하고 말수가 적을 뿐 아니라 주관이 뚜렷하지 않고 늘 조용한 사람을 평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 말은 듣기에 따라서는 겉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로 들리기도 하지만 화자(speaker)가 가지고 있는 더 깊은 생각은 상대방에 대해, 주관이 확실하지 않고 표현력과 논리성도 부족한 부정적 성격을 우회적으로 나타내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표현인 경우가 더 많다. 즉 화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완곡하게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런 행동은 결코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겸손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포기를 미화하기 위한 ‘비겁한 겸손’에 불과하다.

크리스천이 본 받아야 할 진정한 겸손은 어떤 것일까? 가장 아름답고 본 받아야 할 겸손의 모습은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자신을 낮추시고, 돌아가신 후 3일 만에 자신의 뜻을 보이시기 위해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의 겸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언제나 스스로 낮은 데 처하시며 조용히 행동 하시지만 자신의 뜻을 들어 낼 때는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분명한 말씀과 행동을 보여 주신 예수님의 겸손은 어려운 국내외 환경에 처한 오늘의 한국 교회 성도들이 확실히 본 받고 따라야 할 ‘겸손’의 참 모습일 것이다.

진정한 겸손은 자신을 비굴할 정도로 언제나 낮추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잠잠하지만 표현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용기가 동반될 때 진정한 ‘용기있는 겸손’이라 할 수 있다. ‘순한’ 자세가 겸손한 태도와 혼동 되어서는 않된다. 매사에 용기가 없어 표현하지 못하고 도전하지도 못해 적절한 구실을 찾아 포기하려는 나약하고 ‘순한’ 태도는 진정한 겸손이 될 수 없다. 그런 태도는 성경이 가르치는 진정한 겸손을 욕되게 하는 ‘비겁한 겸손’이다. 2018년 대한민국의 교회는 더 이상 비겁한 겸손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교회를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비방하기 위해 교묘한 계략과 법을 동원하는 세력에게 부활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처럼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비겁한 겸손’이 아닌 ‘용기있는 겸손’은 한국 교회의 성도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다시 세계속의 본이 되는 나라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더 이상 행동이 없고 주저하는 비겁한 겸손을 즐겨서는 안된다. 더 이상 성도들을 나약한 ‘순한 교인’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2018년 한국 교회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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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6 [15:59]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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