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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10)로스와 매킨타이어의 최초 우리말 성경 번역
소재열 목사 ▲ 새사랑교회 담임
 
편집부   기사입력  2023/11/06 [15:54]

▲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편집국

1884년 9월 20일 알렌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입국하기 전에 중국에서 우리말 성경을 번역해 펴낸 최초의 인물이 있다. 그가 바로 로스 선교사이다. 선교사들이 피선교지에 파송을 받아 피선교지의 언어를 습득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충분한 언어가 습득될 때 피선교지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설립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선교사들이 입국하기도 전에 중국에서 한글어 성경이 번역되었고 최초로 상주하는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가 입국하기 전에 이미 한글로 된 성경이 번역되었다.

 

로스 목사(John Ross, 羅約翰, 1842∼1915)는 성서공회 총무 윌리엄슨(Alexander Williamson, 1829-1890)의 조언을 받아들여 스코틀랜드 연합장로교회(United Presbyterian Church of Scotland) 의 파송을 받아 1872년 8월 23일 중국 상해에 도착했다. 그의 나이는 30세였고 신혼 초였다. 그의 동역자이며 나중에 매부가 된 네 살 위의 매킨타이어 목사(John MacIntyre, 馬勒泰, 1837∼1905)는 역시 같은 교단 소속으로 그해 1월 1일에 산동 반도의 치프에 먼저 와 있었다.

 

로스는 1873년 결혼 1년 만에 그의 아내 스튜어트(M. A. Stewart)는 영하 25도 이하의 혹한 가운데서 무리한 여행을 한 끝에 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그는 아내와의 사별의 슬픔을 삭이며 ‘아시아의 마지막 은둔국 조선에 복음의 문을 열겠다.’라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1874년 10월 9일 영구를 출발해 첫 번째 고려문(高麗門 柵門, Corean Gate) 여행에 나섰다. 고려문에 도착한 그는 한국 상인들과 접촉하면서 전도하기 시작했다. 로스는 고려문에서 여러 명의 한국인과 접촉했고 드디어는 의주 청년 이응찬(李應贊)을 만나 보수를 지급하면서 심양에서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 두 사람은 그 이듬해인 1877년 외국인 선교사를 위한 한국어 교재 『Corean Primer』를 간행하고 이어서 우리말 성경 번역에 착수했다. 이응찬은 동향 친구 이성하(李成夏)ㆍ김진기(金鎭基)ㆍ백홍준(白鴻俊) 등과 함께 번역을 계속해 1878년 봄까지 요한복음ㆍ마가복음을 번역했는데 뜻하지 않게 관헌에게 고발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돈을 요구하는 방해자가 생겨 잠시 번역 작업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1879년 조선인들과 함께 성경을 번역하던 존 로스 목사는 스코틀랜드로 안식년을 떠났다. 그 후 만주에 남아 있었던 매킨타이어 목사와 조선인들은 성경 번역 작업을 지속했고, 1879년에 신약성경 초고 번역이 완성되었다. 조선인들은 성경 원어를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주로 한문 성경을 사용해서 번역을 도왔다. 매킨타이어는 헬라어 성경을 참고로 수정작업을 했다. 그해 번역에 참여했던 4명의 조선인이 매킨타이어에게 세례를 받았다.

 

성경 번역은 1877년 심양에서 로스 목사의 주도로 이응찬이 요한복음과 마가복음의 번역을 마쳤고 다음에 서상륜이 우장(영구)에서 누가복음을 번역하고 백홍준 등에 의해 마태복음, 사도행전, 로마서 등이 번역되었다. 한국 땅에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해외에서 성경 번역이 시작되었다. 만주에서 로스 목사를 주축으로 한 성경 번역사업은 꾸준히 계속되어 마침내 1887년에 신약전서인 『예수셩교젼셔(일명 로스성경, Ross Version)』 오천 부를 문광서원 활판으로 간행하게 되었다. 이것이 최초의 우리말 신약성경 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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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06 [15:54]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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