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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리히 본 회퍼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1/11/18 [15:27]
▲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디트리히 본 회퍼(Dietrich Bonhoefier/1906-1945)는 ①폭압적인 권력이 신격화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②억압적인 불의의 현실에 대해 교회(신앙인)가 침묵하는 곳 어디서나, ③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묻는 곳이면 어디서나 ④하나님이 계시지 않는것처럼 느껴지는 현실에서 하나님없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염려하는 곳 어디서나 39세에 교수형을 당해 사라진 그의 이름은 오늘도 곳곳에서 기억되고 있다.

 

이돌프 히틀러가 제국의 부활을 꿈꾸며 독일 국민들을 유혹하고 기만하여 유럽에서 유대인을 모두 쓸어버리려고 할 때 독일 안에서 이런 나치를 무너뜨리려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소수의 양심세력이 있었다. 본 회퍼 목사도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믿음으로 죽음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히틀러 암살 공모에 가담했다가 1945.4.9. 새벽 플로센부르크(Flossenburg)강제 수용소에서 처형되었다. “악(惡)에 맞서지 않는 것은 악에 동조하는것이며 악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던 그는 스스로 믿는대로 살기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았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기반을 둔 확고한 신학자로서, 목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목회자로서, 남들보다 더 멀리 미래를 전망하는 선지자로서, 죄없이 죽어가는 유대인들을 구하는 싸움에 뛰어든 정보국 스파이로서, 그가 살아온 모든 삶은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헌신한 결과였다. 그는 반나치(Anti-Nazi) 운동을, ‘그리스도인의 확실한 의무’로 여겼고,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고통받는 것을 특권이자 영광으로 여기는 신앙인이었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를 둔 한결같은 신앙과 삶의 족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학은 많은 오해도 받았다.

 

그의 저서 「제자도의 비용」(Cost of Discipleship)은 ‘값싼 은총’(cheap grace)과 ‘값비싼 은총’(costly grace)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값싼 은총이란 회심이 결여된 사죄의 설교, 교회훈련이 결여된 세례, 고백이 없는 공동체, 인격적 변화가 빠진 면제선언이다. 값싼 은총이란, 제자도가 결여된 은총이요, 십자가가 없는 은총이며 살아계시며 성육신하신 그리스도가 없는 은총이다.” 진지한 제자도로 이끄는 귀한 시도가 율법주의(legalism)나 열광주의(enthusiasm)로 낙인찍혀 버린 것이다. 이에 비해 ‘값비싼 은총’은 값을 지불해야 되며, 생명을 바치기도 해야 얻어지는 은총이다. 값을 치러야 의롭다고 인정받기 때문에 값비싼 은총이 되는 것이다. 값비싼 은총이 제자도를 무시하거나 외면함으로 값싼 은총이 되고 마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가 감옥의 고독속에서 던진 질문을 들어보자.

 

“나는 누구인가? 태연하고, 명랑하며, 확신에 가득차 마치 영주(領主)가 자기 城에서 나오는것처럼, 내가 감방에서 걸어나온다고 사람들은 자주 내게 말한다/나는 누구인가? 자유롭고 친절하며, 분명하게, 마치 명령이라도 하는것처럼, 내가 간수들과 대화한다고 사람들은 자주 내게 말한다/나는 누구인가? 침착하고,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마치 승리에 익숙한 사람처럼, 내가 불행한 나날을 잘 참고 있다고 사람들은 내게 말하기도 한다/나는 정녕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말하는 것과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나는 내가 내 자신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새장안의 새처럼 불안하고, 그리워하며, 병들었고, 목을 졸렸을 때처럼 숨을 쉬려고 몸부림치면서, 화려한 색상의 꽃들, 새들의 노래에 굶주리고, 좋은 날들과 인간적인 친근함에 목말라 하며, 폭정과 아주 사소한 모욕에도 분노에 몸을 떠는/위대한것에 대한 기다림에 사로잡히고, 끝없이 먼곳에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다가 낙심하고,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쓰는데 지쳐서 허탈에 빠지고, 의기소침하여 모든 것에 이별을 고하려고 한다/나는 누구인가? 전자일까? 후자일까? 양자가 동시에 나일까? 사람들 앞에서는 위선자이고, 나 자신 앞에서는 경멸할 수밖에 없는 불쌍한 약자일까? 아니면 아직 나의 마음이 이미 얻은 승리 앞에서 혼란에 빠져 결국 패잔병이 된 군대와 같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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