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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주(姜炳周, 1882-1955) 목사, 교육자(한글 보급), 농촌운동가 ②
임희국(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교회사 및 신학사상사), 장로교(예장통합) 역사학회 회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1/01/25 [14:43]

1929년 12월에 경안노회는 농사강습회를 실시했다. 강습회를 홍보하려는 차원에서 노회는 종자선택 방법을 인쇄하여 각 교회에 나누어 주었다. 강습회는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제1부에서는 비료·토양·양봉·과수·야채·토양계량법·원예술(과수원·농림·화원·채소농사·뽕나무밭·실내 화초배양)을 가르쳤다. 제2부에서는 농장경영·축산[가축병 치료·양과 염소·우육(牛肉)·양돈·양잠·양계 등]·시장·농기구·양계·협동조합·가정·농장관리법 등을 가르쳤다. 강좌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쌀농사에 대한 과목이 매우 적었고 그 대신 채소, 과수 등 상업작물과 양계·양돈·양봉·양잠 등 농가 부업에 관한 과목이 많았다. 그만큼 농가 소득증대와 농촌 경제회복에 강습회를 집중시켰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 경안노회는 교인들이 소득증대와 경제 회복을 추구하다가 물질에 집착하여서 신앙적 가치관이 흐려지지 않도록 경고했다. 1930년도에 노회는 종자, 비료, 농기구를 공동으로 구입하였다.

 

1932년 7월에 장로교회 총회는 ‘고등농사학원’을 설립하고 농촌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했다. 이 학원은 농사강습회의 후신(後身)으로 시작된 농민교육기관이었다. 농촌운동을 멀리 내다본 총회는 “재능과 열의가 있는 청년을 덴마크 국민고등학교식 교육으로 농촌지도자로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고등농사학원을 설립했다. 농촌지도자를 길러내어 농촌을 변혁시키려는 목적을 가졌다. 고등농사학원의 강의는 해마다 여름 두 달 동안 3년에 걸쳐 평양 숭실전문학교 농과 강습소에서 진행되었다. 고등농사학원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1933년 여름에 ‘병충학·토양학·과수학·농업경제학·비료학·식물병리학·양계학·소채학·작물학·체조·음악·실습·기도회·강화회’를 가르쳤다. 1934년 여름에는 위의 과목 외에 ‘협동조합(강사:유재기)·농촌복음(강사:배민수)’이 추가되었다. 이때 눈에 띄는 점은 강병주 목사의 아들 강신명이 음악과 체육을 가르친 점이다. 1935년 여름에는 교과 과목 가운데서 ‘성경’이 가장 먼저였다. 그리고 ‘실습과 견학’이란 과목이 새로 추가되었다.

 

경안노회 농촌부연합회 총무로 일하던 강병주는 1932년 풍기교회를 사임했고, 서울로 이주해서 1933년 장로교회 총회 농촌부 사무국의 국원이 되었다. 그 이듬해(1934)에는 총회 농촌부의 회계로 일했다. 

 

교육자로서 한글 보급운동 

탁월한 교육자인 강병주는 1933년부터 9년 동안 장로교회 총회 종교교육부(宗敎敎育部) 교사양성과(敎師養性科) 과장으로 일했다. 그는 주일학교 교사교육에 크게 힘썼고, 이와 함께 전국 각지를 순회하면서 사경회(査經會)와 교사강습회를 인도했다. 그리고 동시에 한글 보급운동을 일으켰다. 그의 집 정문 한쪽 기둥에는 언제나 ‘한글보급회’라는 간판이 걸려 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는 언제 어디에서나 우수한 한글이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역설했다.

 

한글학자 최현배(崔鉉培) 선생이 지은 《한글 통일안(統一案) 맞춤법 해설(解說) 500문답집(問答集)》 서문에서 “우리나라에서 한글 보급에 두 사람의 공로자가 있으니 곧 강병주(姜柄周) 선생과 이윤기(李允寄) 선생”이라고 했다. 그는 1931년에 이미 한글학회 명예회원으로 추대되었다. 그는 《신철자법 해설》 등의 저서를 남길 정도로 국어연구에 몰입했다. 그는 조선어학회 이사로 있으면서 《신편 찬송가》 1938년판의 교역 책임자로서 직접 교정을 보았다. 그의 후손 강신정에 따르면, 강병주는 〈한글 큰 사전〉 편찬 때, 기독교 용어 전문위원으로 참여했으며, 특히 노회와 총회에서 성경과 찬송의 용어를 한글 맞춤법 통일안으로 개편하자고 다년간 역설함으로써 제34회 장로교회 총회의 가결로 찬송가만 개편하고, 성경은 미루어 오다가 해방 후에야 이루어져서 유일한 한글학자 목사인 백남에게 맡겨서 그가 책임지고 교정하여 개편한 것이 오늘도 쓰고 있는 개역(改譯) 성경전서이다. 

(공동집필(윤재현:영주 내매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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