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국립대전현충원 김상욱 안장식 집전목사
 
보도1국   기사입력  2013/06/10 [14:23]
▲ 김상욱 목사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안장식을 마친 후 기자와 VIP룸에서 인터뷰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종영 발행인

국립대전현충원은 죽음 앞에서 겸손을 배우는 곳
군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복음 전달의 현장
타 3개종파의 집전자들과도 좋은 유대관계 및 화합

 
현충일과 6.25기념일 등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호국선열들이 안치되어 있는 대전현충원에는 각급 학교 학생들과 가족들이 줄을 이어 찾아와 묘비 주변을 정리하며 참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31일(금) 대전현충원에서는 애국선열 8위의 안장식이 거행되었다.

대전현충원에서는 안장식에 앞서 4개종단의 대표들이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종교의식을 집전하는데 이날 기독교를 대표하여 첫 번째 순서로 종교의식을 집례한 김상욱 목사는 군목생활 13년과 일선목회 27년 등 40여년의 목회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은퇴를 하였으나 올해로 만 30년을 현충원 안장식을 집전하고 있다. 현재 대전현충원에는 6만여 국가유공자들이 안장되어 있는데 그 중 5만위의 안장식을 김 목사가 목사인을 집전하였다고 하니 가히 그는 사자(獅子)목사라는 별호에 어울리는 셈이다.

이날 안장식에서는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개 종단의 대표들이 종교의식을 집전하는데 기독교를 대표하여 김상욱 목사가 첫 번째로 단상에 올라 유족들 앞에 섰다. “오늘 유명을 달리하신 님들은 나라에 충성 봉사 희생을 삶을 사시다가 한 알의 밀알이 도신 고귀한 영령들입니다. 이 님들이 민족의 성지인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히게 된 것은 자손으로서 영광이요 자랑입니다”라면서 김상욱 목사는 ‘인생과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조용하면서도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도 언젠가는 님들 곁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슬픔을 가누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저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다는 부활신앙을 통해 주님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며 유족들을 위로한 그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매일 진행되는 합동 안장식 집전목사로 김상욱 목사가 육군통신학교 군종실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1982년에 처음 시작한 이후 꼭 30년째 이 사역을 해 오고 있다.
 
현충원은 김상욱 목사에게 어떤 의미가 담긴 곳일까?
“현충원은 죽은 분들이 묻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안장식은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영원한 삶을 이야기함으로서 죽음 앞에서 겸손을 배우고 이 땅에서의 욕심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는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 때문에 지난 30년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이 사역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군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물어보았다.
“요즘 한국교회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때에 군대는 가두리 양식장과 같습니다. 찾아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구요. 그런다면 군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적합의 복음 전달의 현장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교회들이 외지 선교사 파송에는 관심을 많이 갖습니다. 물론 모든 영혼은 똑같이 중요하지요. 그러나 내집 근처 다니면서 복음 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군에서 세례 주는 것은 부화장에서 나온 병아리를 기르는 것과 같고, 일반 교회에서 세례 주는 것은 암탉이 낳은 병아리를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병아리는 다 같은 병아리입니다.

그렇다면 교회가 이 일을 위해서 기도만 하는 것은 공포탄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실탄을 쏘아야 합니다. 재정적인 지원도 절실합니다. 오늘날 군선교가 미미한 것은 타 종교는 군 선교를 위해 엄청난 물량적 후원을 하나 기독교는 너무도 무관심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교회가 빵을 주면 법당은 피자를 줍니다. 그러니 기독교의 군선교가 얼마나 뒤쳐져 있습니까?
 
▲ 안장식에 참석하여 종교의식을 치르고 있는 유족들     © 오종영 발행인
 
군생활의 에피소드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1981년 5월 10일 사월 초파일이었습니다. 전날이 주일날이었구요. 그래서 사단장이 법당에 가면 군종참모는 함께 수행해야 했는데, 관사에서 당번병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방에서 호출이 왔습니다. 그래서 짚차를 타고 현장에 갔더니 큰 텐트가 처 있고 사고수습대책이라는 글이 써 있었고 그곳에는 군 주요 참모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살피니 삼청근로대 300여명이 폭동을 일으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그 누구도 그곳에 근접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폭도들이 군종참모를 찾으니 가보라고 해서 현장에 갔더니 그들이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조건을 경청한 후 그들의 입장을 지휘부에 전달하고 폭도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혐의 없음으로 해결하였는데 당시 주모자 12명중 한명이 김종락이라는 사람으로, 후에 장로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15사단 삼청교육대에 온 사람 중에 나용이라는 전과 3범의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를 의제삼아 예수님을 영접시킨 일로 참으로 가슴 뭉클하면서도 보람 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은퇴 후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내동제일교회를 은퇴한 후에도 목회 외에는 전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은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식을 집전하고 있으며, 합동교단 군선교회 대전지회 총무로 섬기면서 군복음화를 위해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틈틈이 계룡스파텔에서 전국의 목회자 사용편의와 각종 모임을 위한 봉사와 각종 학교 모임의 총무로서 폭넓게 활동하다보니 나름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동제일교회를 은퇴한 후에는 대전현충원이 가까이 있는 유성에 있는 아파트로 거주지도 옮겼구요.
 
30년 동안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식 집전을 통해 기억에 남는 일
매 순간이 다 기억에 남는 안장식이지만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첫째는, 1987년 5월 7일 주일오후 3시에 치러진 안장식입니다. 당시 우리가 잘 아는 부산 동의대 사태로 인해 순직하였던 7명의 경찰관의 합동 안장식을 집전하였는데 당시 그들은 불에 타 죽은 사람들로서 유족들이 불에 타 죽은 사람을 또 다시 화장을 할 수 없다고 반발해서 불에탄 시채로 안장했는데 당시 참석했던 유족들이 1천여명을 헤아릴 정도로 안장식 사상 가장 큰 안장식이었으며, 안장식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치안본부장이 격려금을 주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1982년부터 이 일을 시작하였으니 7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안장식은 민주지산에서 1000리 행군을 하다가 특전사 중대장이 죽어서 왔습니다. 그는 학군장교 출신이었는데 제대 몇 개월 앞두고 진눈개비가 내리는 봄에 천리행군을 하다가 동사해서 죽었습니다. 당시 그는 기독교신자였기에 하관예배까지 드려 준 기억이 있습니다. 그는 어린 딸이 있었는데 특전사 5년 근무를 거의 다 채우고 제대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죽었으며 당시 어린 딸을 붙잡고 우는 미망인의 울음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듯합니다.

목사님의 국가관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군목생활을 할 때 뿐만 아니라 전역을 한 뒤 일반목회를 하면서도 군복음화후원회 중부지회 총무를 비롯하여 군과 관련된 사역을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현충원 안장식도 그 중 하나의 사례이지만 그 외에도 매년 전방 방문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작년에는 백골부대, 올해는 22사단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저의 군생활 13년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군에서의 노하우가 사회생활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인간관계(종파를 초월해서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의 소중함을 배웠으며, 15사단 군종참모 재직시절 만났던 나용이의 삼청교육대도 일화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나용이의 경우를 보면 인간 사랑이 전과3범의 죄인을 변화시킨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라가 없는 국가와 나라가 없는 종교는 있을 수 없습니다. 종교는 국경을 초월하지만 종교인은 국가가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호국보훈의 달 6월D 더욱 짙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나라 사랑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의 합동 안장식을 하신지 올해로써 만30년이 되셨다.
안장식을 집전하면서 무엇보다 유족들과 조객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를 해준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보람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안장식을 집전하면서 타 종교를 보면 무슨 소리인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제 인생철학 중에 중요한 한 부분이 인간관계이기에 안장식을 함께 집전하는 타 3개종파의 집전자들과도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들과 반목과 질시가 없이 잘 화합하면서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것이 제3자가 보는 관점입니다.
 
전에 고신교단에 있는 친구 전호진 박사가 안장식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3개종파의 협력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면서 타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과 유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바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종교집전자들은 현충원장과 한자리에 모여 회식도 하고 서로 간에 대화도 나누면서 정분을 깊이 쌓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정민량 목사ㅣ 발행인=오종영 목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3/06/10 [14:23]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십자가의 도 (고린도전서 1:18) 255호 / 편집부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 그는 누구인가?④ / 편집국
구원파는 왜 이단인가? ⑤ / 편집부
구약의 선지자들 / 편집부
반석 위에 지은 집!(마태복음 7:21-27) 176호 / 오종영
3월 31일(부활주일) 오후3시 둔산제일교회에서 만납시다. / 오종영
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