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ㅣ칼럼 > 평신도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윤 맹 현 장로(한밭제일 장로교회) 79호
증오심을 내려놓자
 
한혜림 편집기자   기사입력  2014/11/21 [15:25]

▲ 윤맹현 장로(대전복음교회)     ©편집국

2001년 2월 15일 미국 Fox텔레비전은 <음모론: 우리는 정말 달에 착륙했었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969년 아폴로 11호에 의한 달 착륙이 날조된 것일 수 있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용인 즉슨 그 이전 우주 탐사를 통해 NASA에서 달과 화성에 거대한 고대문명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이고 만약 이것이 알려질 경우 전 세계에 미칠 거대한 충격파장 때문에 미 정부는 고민을 했고, 아예 달에 착륙했던 모든 성과를 가짜로 둔갑시키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은폐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물론 믿든지 말든지 아리송한 이야기다. 이런 식으로 조작된 이야기를 사람들은 전파하며 때로는 대물림해가며 흥미진진해 한다. 이런 유형의 작업은 자연 복제 되는 밈(meme)이 되어 듣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상상하게 하여 설화와 전설과 미신을 만들어 간다.

300여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버린 세월호 사건도 여느 때 같았으면 충분히 잦아들만한 시기가 지난듯했었는데 의외로 늘어난 파장에 온 국민을 고통의 터널로 몰아넣었다. 고약한 것은 SNS라는 매질을 통해 끝없이 확산되는 자연복제 형 밈-더 정확히는 괴담이다-이 온 나라를 뒤덮었던 것인데, “세월호를 잠수함이 일부러 들이 받았다” “해경이 쓰러진 세월호를 끌어당겨 물속에 집어넣었다” “그 배경에는 박 대통령과 국정원의 음모가 있다”고 하는 상식이하의 어처구니없는 소리가 과학적인 검증도 없이 막 돌아다녔던 것이고 더구나 진보적이라고 여겨지는 일부 목사님들도 막무가내로 가세하여 참으로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이런 괴담의 독버섯은 강한 충돌을 일삼는 보수와 진보의 판 구조론적 파열대에서 더 무성하고, 상대진영에 대한 증오심과 ‘당했다고’믿는 진영이 품고 있는 원한을 자양분으로 하여 끝없이 자라난다. 이러니 이 사건의 단락을 짓는 마지막 단계로 보이는 세월호 법 제정문제도 그렇게 어려웠던 것이다.
 
특별법의 골자는 “진상 규명”을 하자는 것인데 밝혀진 대로 유병언 종교재벌의 탐욕, 불법 증축, 무리한 운항, 사고 초동대처의 미숙으로 이미 진상은 나왔는데 무엇을 수사하자는 것인지 국민들이 어리둥절했던 것이다. 여기에 무한책임론을 거론하며 국정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책임까지 들고 나오는데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유가족들이 애절한 마음을 딛고 늦게나마 세월호법의 골격에 합의하여 마무리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에 벌어졌던 국가적 비극을 보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서로 다른 정치색깔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끝없는 증오심과 원한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수와 진보, 유가족 또는 어느 그룹에 속하건 상대에 대한 증오심과 원한을 내려놓는 일이다.
 
편견에서 왔던 오해에서 왔던 ‘증오심’에 기초한 행위를 하면 반드시 강화된 적개심으로 보복을 받는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끝도 없다. 한 때 이 나라 대통령을 역임했던 DJ는 우리 민족이 가진 ‘恨’을 ‘슬프고 억울하게 당한 이 억울한 감정을 상대에게 복수하는 대신 생산적인 에너지로 바꾼’것이라고 멋있게 해석해주지 않았던가.
 
그는 그가 실제 받았던 정치적 탄압에서 피어오르는 절망감과 원한을 고귀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팔자’를 바꾼 생생한 표본을 보여주었다. 사건이 워낙 엄청난 것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통제가 가능한 선에서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인데 증오의 거센 바람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도록 몰고 가는 바람에 파장이 더 길었던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구약시대에 인간관계의 원한과 증오를 규정짓는 기준선이었다. 그것은 눈에 상처를 주면 반드시 상대의 눈에 상처를 주라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넘어가지 말라는 상한선개념이었다. 사람의 복수심은 물이 넘치듯 항상 도가 넘는 것이 그 원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약시대에 예수님은 도무지 원수를 갚지 말라고 하신 것이고 용서를 실천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가르쳐 주신 것이다. 증오심과 적개심은 그 대상을 병들게 하기 전에 나를 먼저 병들게 한다. 인간관계의 모든 시초가 이것이다. 오늘도 기도하되 먹을 것, 입을 것, 또는 출세할 것을 구하기 전에 혹시라도 내 마음에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지, 누구를 용서하지 못한 자가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고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용서하게 해달라고 기도해보자.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정민량 목사ㅣ 발행인=오종영 목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4/11/21 [15:25]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구원파는 왜 이단인가? ⑤ / 편집부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 그는 누구인가?④ / 편집국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
주사랑교회 임직감사 예배드리고 장로·안수집사·권사 등 일꾼 세워 / 오세영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소그룹 거대한 변화’CTS대전방송과 대전성시화운동본부 제7회 성시화포럼 및 소그룹 컨퍼런스 개최 / 오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