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ㅣ칼럼 > 평신도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김경림 집사(동대전성결교회) 65호
그녀와의 만남
 
편집국   기사입력  2014/05/12 [14:39]

▲ 김경림 집사(동대전성결교회)     ©편집국

처음 그녀를 만난 것은 가정 사정으로 YWCA 전화 후 갈 곳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낯선 숙소에서 잠을 청하려고 할 때이다. 아이 학교에 들려 입학 허가서를 쓰고 여기 저기 들은 곳이 많았는데 친절하게 함께 해주어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불편하지 않게 차를 타고 갔다.

같은 동네 이웃이지만 낯설기만 한 곳을 지나 한 건물 앞에 닿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갈하게 정리된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교회 안 작은 방에 침대와 책상이 있었다. 일주일 동안 우리 세 식구는 주님의 품 안에서 주님의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됐다.

퉁퉁 부운 얼굴에 정신이 반쯤 나간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에 정성껏 차린다. 밥상을 받았다. 이상도 하지 지옥같이 불행한 시간인데 밥이 입에 들어가다니 온 몸은 안 아픈 곳 없이 쑤셔오는데 왠지 모를 평안함을 느꼈다. 따뜻한 말, 따뜻한 손길들, 여러 사람이 생활하는데도 질서가 있고 사랑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향기가 났다.

낯선 사람을 싫어하고 말하기도 어려웠는데 그곳엔 무언가 끌리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자그마한 키에 안경을 쓰고 목소리는 침착하고 또렷했다.

우리하고는 달랐다. 얼굴에 빛이 났으며 목소리는 설득력이 있었다. 잘 안 보이는 눈으로 봐도 살아온 날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신앙이란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정도로 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 때 느꼈다. 내 삶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느꼈을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예수님을 믿고 주일학교를 다녔지만 그 때는 친구 따라 다녔고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시지 못했다.

그녀는 성경을 많이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기도도 다니며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교회에 발 들여놓으면서부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아들 딸과 동생들을 보살피며 살았다 한다.

내 인생은 전혀 따라 갈 수 없는 힘이 그녀에겐 있었던 거 같다. 같은 나이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난 내 인생에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았던 거 같다. 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의 맑은 물에는 친구가 없다.
그녀는 예수님 믿는 것에 목숨을 걸었다. 예수님을 전하는 것에도 목숨을 내놓고 했다.

교회에 다니는 것이 꼭 믿음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살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은 온전한 신앙생활을 원하지만 주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람에게 선하게 대하라고 하신 분이 사람에게 악은 악으로 대하라 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이 기름 부어주신 하나님의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함부로 말 할 수 없다. 오직 주님만이 정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어린 아이를 불쌍히 여기고 어린 아이와 미혼모와 과부를 위해 남은 생을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공동체로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로 생활하고 있다. 살아가다 힘들면 그녀를 찾게 된다. 신앙의 상담 뿐 아니라 살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들을 풀어서 명쾌하게 대답해준다. 스스로 생활하면서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 할 때는 툭 쳐서 주님께 가는 바른길로 이끌어 준다.
 
사람다운 사람이 좋다.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 좋다. 살아가는 모양이 다르고 주님께 가는 길이 각자 다를지 몰라도 앞서가는 선지자가 되어 이끌어 주는 그녀가 있어서 좋다. 좋은 것을 내가 먹지 않고 먼저 나눠주는 그녀. 있는 것 다주고 기도로 또 나눠주는 그녀.

밤마다 들리는 기도 소리는 그녀를 위함이 아니고 기도해야 하는 가난한 영혼이 많아 새벽이 오도록 끝난 줄 모른다. 아픈 몸을 이끌고 씩씩하게 십자가의 가는 영혼을 위해 목소리가 안 나오도록 주님의 나라를 전하는 그녀. 세상에 많은 만남이 있다.

부모와의 만남이 있고 친구와의 만남이 있으며 선생님과의 만남도 있다. 부부의 만남도 깊은 인연이지만 하나님과의 만남은 나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만남이다. 어버이날이 되면 빨간 카네이션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린다.

낳으시고 길러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선물을 하고 용돈을 드리기도 한다. 그녀와의 만남은 깊은 안식을 준다. 그녀와의 만남은 내 인생의 소중한 보물이며 선물이다. 굴곡 많은 인생에 그녀가 있어 멀리 있어도 든든하고 천리향처럼 그녀의 향기는 오래 남아 있다.그녀는 책을 내고 싶어한다. 살아온 날들을 나누고 싶어한다.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그녀가 있어 내 삶이 풍족해 짐에 감사한다.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정민량 목사ㅣ 발행인=오종영 목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4/05/12 [14:39]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구원파는 왜 이단인가? ⑤ / 편집부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 그는 누구인가?④ / 편집국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
주사랑교회 임직감사 예배드리고 장로·안수집사·권사 등 일꾼 세워 / 오세영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소그룹 거대한 변화’CTS대전방송과 대전성시화운동본부 제7회 성시화포럼 및 소그룹 컨퍼런스 개최 / 오종영